3인 동행전
2015년10월17일(토) - 10월23일(금)
갤러리지오 1,2,3층 전관
인천시 중구 해안동2가 8-15번지
많은 관람바랍니다.
시원한 바람과 함께 가을비가 가물었던 대지와 우리들의 마음을 촉촉이 적셨습니다.
가을의 향기가 짙어져 가는 좋은 날에 오래된 친구 3인이 가벼이 산책하듯 전시를
갖게 되었습니다.
33년!
우리들이 서로를 알고 지낸 시간입니다. 17세 까까머리에 여드름이 한창 피어날 무렵 새로 개교한 예술고등학교에서 동창이라는 이름으로 친구가 된지 33년이 흘렀습니다.
올 봄에 2015년도에는 좀 의미가 있고 추억이 될 수 있는 것을 해보자는 뜻을 모아
‘3인의 동행전’을 갖기로 하였습니다. 같은 예고에서 미술을 공부하고 서로 다른
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졸업하였습니다. 그리고 20여년이 그냥 물 흐르듯 흘러버렸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각 자의 삶의 이유가 있듯이 우리도 그렇게......
지나버린 시간 속에서 같은 전공을 공부하고 나름의 꿈도 비슷하게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너무나도 다른 삶속에서 살아왔는지? 아님 너무나도 비슷한 삶을 살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친구는 대학을 졸업하고 이웃나라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그곳에서 15년이라는 세월을 좋은 작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긴 방황도 하였습니다. 지금은 경기도 한 구석에서 그림 그리며 부업으로 텃밭을 가꾸며 좋다고 합니다.
또 한 친구는 경기도에 있는 한 건물에서 20여년의 세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스스로 건물 관리인 이라 호칭하며, 건물 옥상에 그럴듯한 가건물을 지어 살며, 옥상 곳곳에 온갖 작물을 심어 놓고 아침마다 물을 주며 행복해 합니다.
저는 충청도에서 인천으로 또 지방으로 돌며 그림을 가르치는 일에만 몰두해 있습니다. 표현 할 수 없는 게으름 속에서 열심히 그림을 그리지 않으면서 그림을 가르친다는 것이 아이러니 하지 않나? 스스로에게 질문하면서 말입니다.
이러한 세 친구가 그런 일상에서 벗어나 집 앞 텃밭에서 나오고 옥상에서 내려와 게으른 친구와 전시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그림을 그리는 삶을 즐기자는
유(遊)에 의미를 담았습니다. 또한 누구나 저녁식사 후에 집 앞 공원에서 산책을 즐기듯이 우리도 그림 속에서 가볍게 산책을 즐기고자 합니다.
이러한 전시가 그림을 그리는 친구들과 더불어 확장되어지고 함께 하는 동행전으로 발전하여 끊임없이 이어지길 희망해 봅니다.
이번 전시가 원활하게 이루어 질 수 있게 용기와 큰 도움을 주신 인천예고의 이 창구 선생님께 감사함을 전합니다.또 전시 장소를 제공 해 주신 지오갤러리 고진오 관장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2015년 10월에 이 정 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