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숙 초대전(하루 한 그림)
2015.5.16 -5. 29.
갤러리지오 1,2,3층 전관
인천시 중구 해안동2가 8-15번지
많은 관람바랍니다.
김창숙 선생님의 최근 작품들을 보면 기술적인 성취가 눈이 뜁니다. 어느 외국 작가의 화집을 보며 사
이즈를 확인하기 전까진 그렇게 작은 그림인줄 몰랐습니다. 그만큼 화면을 잘 다루었기 때문이겠지요.
최근 선생님도 작은 화면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만큼 유려한 터치와 색감의 미묘한 변화와 전체를 아
우르는 대비가 화면에 생기와 힘을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미술이“아름다운 기술”이
란 한자 뜻 그대로를 비춰 생각한다면 선생님의 실력은 눈부신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어쩌면 지난 수년
간의 길고 지루한 혼자만의 시간이 오늘의 개화를 위한 준비기간이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액자에 넣은 그림의 감동에 이어 흰치마를 입고 자전거를 타는 여성 그림이나 유럽 미술관 앞에 앉은 여성의 뒷모습이나 기타치는 여성 그리고 귀여운 모자를 쓴 여인까지 감동적인 작품입니다. 그중에서도 저는 흰치마 입고 자전거 타는 여인을 그린 작품의 검은 옷과 흰옷의 대비는 마치 마네의 "풀밭 위의 식사" 나 "올랭피아"에서 느낄 수 있는 감동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강한 대비와 거침없는 터치가 마치 달리는 자전거를 표현한 미래파 그림을 보는 듯 생생합니다. 인생은 본질적으로 행복한 것이 아닐 수도 있고 , 특히나바쁜 도시에서의 삶이란 여유를 허락하지 않는 긴장된 순간으로 점철 되는 것일 수도 있지만, 기계의 동력에 의지하지 않고 다리의 힘으로 페달을 밟는 여인의 모습은 시들해진 삶에 생기를 불어 넣는 멋진 모습입니다.
마치 미켈란젤로가 천지창조를 그린 후 아담에게 생기를 불어넣는 하나님을 그린 것과 같습니다. 일부 광적 혹은 진실된 신자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람에게 이젠 신의 이야기는 전설이나 신화로 변해가고, 인간은 과학의 힘에 의지해서 스스로 동력을 만들어야 하는 시대에 도달했습니다. 요즘은 운동이 아이들 공부에 도움 된다고 해서 운동을 시키는시대가 되었잖아요. 마네를 천재로 보는 까닭이 그는 법률가 집안에서 잘 자란 젊은이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시대를 냉정하고 비판적인 시각에서 암시적인 내용을 상징적으로 그렸습니다. 그리고 그 속도감 넘치는 개혁의 시대를빠른 터치로 묘사해서 인상주의를 견인했으며 당대에는 인정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가가 되었지요.
평화롭고 풍요로운 현대사회의 속살은 치열하고 매몰차지만 가슴 속 깊은 곳에는 따뜻함과 순수한 성품이 깃들어있을테고 그것을 선생님만 하실 수 있는 기법과 색채로 부활시키고 있습니다. 선생님처럼 뛰어난 감성을 가지신 분이 만들어 나가는 창조적인 세계와 재능은 성서의 달란트 비유처럼 사회로 돌려 주어야 할 소중한 자산입니다.
제가 드리는 말씀은 과장하여 격려하려는 목적이 아닙니다. 선생님의 그림은 늘 놀라웠고 아직 표현되지 않은 눈부신 세계를 기대하게 합니다. 매일 주어지는 삶이 새롭듯이 매일 새롭게 생각하여 마음 밭을 일군다면 퇴적된 생각들은 자서전이 되어 과거를 기억하게 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길을 보여 줄것입니다.
그림은 시대정신을 반영합니다. 그림은 그 시대를 비추는 거울과 같습니다. 선생님은 도시의 생생한 삶의 현장을스냅사진처럼 빠른 필치로 이 시대의 자화상을 그리고 있습니다. 늘 힘내시고 먼 안목을 가지고 하루하루 채워 나가시기 바랍니다.
출처 artmus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