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노트- 한지수>
무수히 많은 돌을 그렸지만 이것은 돌에 대한 것이 아니다.
돌은 어디에서든 흔히 볼 수 있다. 발로 채일 정도로 흔하며 하찮게 여겨진다.
하지만 오랜 세월을 거쳐 내부적으로 시간과 물질이 응집된 존재임이 가려져 있다.
드러난 숨김 1-8_ 캔버스에 아크릴과 유화 채색 45cm×53cm_2019
발견된 응집_ 캔버스에 수성페인트와 유화 채색_162cm×130cm_2019
우리는 어떠한가. 인간은 스스로를 흔하고 하찮은 존재로 생각한다. 타인의 시선과 평가, 내부적인 갈등을 통해 우리는 스스로를 가치롭지 않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한 사람의 인간이 가진 무수한 가능성은 그 누구도, 그것이 자기 자신일 지리도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
돌을 쌓는 행위를 통해 시간이 쌓이고, 한 사람 한사람의 바람이 가시화 되고, 여러 사람의 돌 즉, 바램이 모여 미적으로 완성된다.
쌓여진 형상은 무너질 것 같이 위태로워 보일지 모르나 결국엔 그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묵묵히 그 자리에 서있다.
숨김_ 캔버스에 아크릴 채색_145cm×112cm_2019
숨김2_ 캔버스에 페인트_130cm×162cm_2019
인간의 모습은 쌓여진 돌과 같다. 시간이 갈수록 하나하나 작은 자신의 특징과 자아가 모여 쌓이게 되고 ,
무너질 것 같아도 각기 다른 아름다움을 지닌 형태로 늘 그 자리에 묵묵히 서있다.
각기 다른 특징의 사람마다 다른 형상의 ‘쌓여진 돌’이 되어 간다.
응집 안의 응집_ 캔버스에 아크릴과 유화 채색_117cm×91cm_2019
응집된 가림 2 _ 캔버스에 아크릴과 유화 채색_117cm×91cm_2019
나는 무수히 많은 돌을 그렸지만 돌을 그린 것이 아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하나하나의 돌 그 자체만의 크기와 문양, 질감이 생기듯이. 나의 작업과정에서도 무의식적 반복으로 시간이 집적되고,
물감의 흔적이 마티에르가 되어 하나의 형태와 분위기가 형성된다.
인간의 개성과 성격이 하나하나 다르듯이 돌의 모습도 각기 다른 조형을 지니고 있다.
정렬된 응집 1,2_ 캔버스에 혼합재료_117cm×91cm_2018
화려한 겹침_ 캔버스에 수성페인트 채색 및 시트지_117cm×91cm_2019
무의식적으로 물감을 뿌리고 붓고 흘리는 행위를 통해 자연적이고 우연적인 물감의 문양이 나타나고,
이는 돌에 나타난 다양한 문양으로 볼 수 있으며,
여러 방향으로 긁어내는 행위를 통해 나타난 의식적인 행위가 조화를 이루도록 하였다. 다채로운 색감과 문양 안에서 가려진 돌의
형상을 찾아 명암의 차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나도록 하였고,
그린다는 행위 자체가 인위적인 것임으로 최대한 무의식에 기대어 형상을 찾아내어 갔다.
화려한 숨김 1,3,4_ 캔버스에 아크릴 채색 및 락카 스프레이 _117cm×91cm_2019